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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자식 (3) - 어쩌다가 버추얼 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는가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자식 2022. 12. 2. 00:49
10. 그래서 처음에 도전해 본 게 마이런 서울이라는 대회였다. 이 대회는 MBC와 아디다스가 같이 주최하는 대회인 모양이다. 옛날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독자적으로 달리기 대회도 열었던 모양인데, 내가 알기로는 뉴발란스 런온밖에 안 남은 것 같다... 아무튼 이 대회도 올해에는 안 한 것 같다. 이때는 코로나19 감염증이 기승이었던 시기라 언택트 레이스로 열린 대회였다. 그런데 사실 말이 언택트 레이스지 그냥 기념품 보내고 뛰라고 하고 인증은 뭐 하든가 말든가~ 식인 대회였다. 더군다나 이때 기념품으로 블루투스 이어폰(난 이미 있어서 누구 줌)이랑 티셔츠를 줬는데, 티셔츠는 좀 핏이 이상해서 버렸다.. 이렇게 보면 사실 돈 내고 등록하는 게 쫌? 이상한 사람? 아닌가? 하지만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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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 변화의 방향영화 2022. 11. 23. 00:21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을 봤다. 이 영화는 병수(권해효)가 탑 모양의 건물을 올라가는 구조로 구성된다. 1층에서 병수는 자신의 딸과 함께 건물주(이혜영)과 대화하고, 2층에서는 식당에서 건물주와 식당 주인인 선희(송선미)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3층에서는 탑에 거주하면서 선희와 동거하며, 마지막 옥상에 거주하면서 지영(조윤희)을 맞는다. 이 과정에서 병수는 다양한 방면에서 변화하고, 이는 일관된 흐름을 보인다. 이에 대해 내 나름의 해석을 보이고자 한다. 영화의 의미 병수는 인정받는 영화 감독이다. 그리고 이러한 유명세는 건물주와 병수가 연결되어, 병수가 자신의 딸을 인테리어 업자인 건물주에게 소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2층에서도 영화는 병수가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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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자식 (2) - 어쩌다가 달리기에 돌아오게 되었는가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자식 2022. 10. 27. 00:11
5. 그렇게 야외 러닝과 남남처럼 살아가던 나라는 자식은 어쩌다가 러닝으로 돌아오게 되었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야외 러닝을 안 하게 된 것은 트레드밀 달리기에 익숙해진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야외 러닝과 섭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어느 날 신정동으로 이사를 했는데, 그 근처에는 별다른 뛸 만한 공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야외 러닝을 하려고 해도 머쓱~zz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취미로 트레드밀 달리기를 하는 자식이 되었다. 그런데 독립해서 이사를 왔는데 어랍쇼 ㅋㅋ 근처에 하천이 있는 게 아닌가? 마침 코로나19 감염증 선생님 때문에 헬스장에 가기는 조금 애매한 상황이기도 했고, 예전 집과는 달리 1층이 아니라서 집에서 버피 같은 걸 하기 어렵기도 했고, 케틀벨 스윙이나 스내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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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자식 (1) - 어쩌다가 달리기를 찍먹하게 되었는가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자식 2022. 10. 14. 00:09
0. 달리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내가 달리기를 막 엄청 좋아하고 잘 달리고 이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자식으로서 이 정도는 써 볼 수 있지 않을까?비싼 돈 주고 올해만 오프라인 대회 세 개 나가서 셀프 고문을 할 사람이고, 개 비싼 러닝화를 두 개 사 갖고(근데 사실 두 개는 많은 것도 아님 ㅋㅋ ㅈㅅ) 용도에 따라 신으면 되지~ zz 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어쩌다가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자식이 되었을까? 돌아보면 정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삼투압 현상으로 기름을 빨아들이는 키친타올처럼. 그 얘기를 하고자 한다. 어떻게 달리기라는 게 내 삶의 일부분으로 스며들게 되었는가. 왜 나는 달리는가. 1. 나는 운동 신경이 그다지 막 좋은 편은 아닌데, 오래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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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새빨간 비밀> - 위화감영화 2022. 4. 19. 00:30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메이는 13살의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아시아인 답게 모범생이며 가족을 위해 사원에서 노동도 하던 그는, 어느날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래서팬더로 변하는 신세가 된다. 봉인할 수 있는 날은 붉은 달이 뜨는 단 하루라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의식이 진행되던 중 메이는 자신의 일부인 래서팬더의 봉인을 거부한 후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보러 가고, 분노한 메이의 어머니인 밍은 콘서트가 열리는 스카이돔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 끝에 밍의 래서팬더를 봉인하기 직전, 환상 세계에서 메이가 본 것은 래서팬더로 변해서 어머니를 상처입혔다고 자책하는 청소년기 밍의 모습이었다. 메이는 밍의 손을 잡고 화해하여 래서팬더를 봉인시키는 장소로 간다. 메이는 래서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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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 관계의 저울영화 2022. 2. 28. 00:18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인 관계는 균형 잡힌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균형 잡힌 관계여야 그 관계도, 관계에 얽혀 있는 독립적인 인간들도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테레즈(루니 마라)의 관계는 여러모로 한쪽으로 꽤 기울어진 모습이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그 저울을 맞춰가는 테레즈의 성장담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급적 긴장감이다. 이는 영화의 초반부, 캐롤과 테레즈의 첫 만남에서 드러난다. 테레즈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로서 줄을 서서 백화점에 들어가 일하는데, 캐롤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들어와서 장난감을 구매하려는 상류층 부인이다. 이러한 관계는 영화의 각 장면에서 드러난다. 캐롤의 집에 온 테레즈는 자연스럽게 잡일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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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믹과 관련된 지극히 개인적인 다른 차원의 이야기에세이 2022. 2. 24. 00:09
코로나19에 대해 생각하면 섬뜩할 때가 있다. 전세계의 사망자 숫자를 생각했을 때 거대한 숫자에 압도되기는 하지만, 등줄기가 가려워지는 듯한 섬뜩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나를 섬뜩하게 만드는 것은 조금 더 개인적인 부분과 관련되는 일들이다. 내가 고등학생인데 지금과 같은 팬더믹이 벌어졌으면 어떻게 됐을까? 일단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마스크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입체형을 50장 구매하지만, 평면형 마스크가 아까워 재활용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갔겠지. 근데 팬더믹 상황에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었을 것 같으니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그 다음은 PC 문제이다. 내가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집에 있는 PC의 램이 256메가였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에 국민의정부의 인터넷P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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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룩 업> - 디스토피아의 입구영화 2022. 1. 13. 00:37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권력이 없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제시해 왔다. 어떤 사람들은 조금 굽히더라도 체제 안에 들어가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타협하지 말고 선명성을 간직한 채로 체제 밖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에는 '정상인 사람들'이 '비정상인 상황'을 마주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아쉽게도 퇴로도 없다. 6개월 후에 혜성이 날아오면 지구는 멸망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구도는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등의 합리적인 과학자들과 대통령(메릴 스트립)의 대립 구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종류의 냉소적인 시선을 담은 영화는 풍자의 구도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