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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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 뒷전이 된 이야기영화 2024. 1. 14. 22:53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떤 마법사가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소원을 주라고 한다. 대신 마법사가 주는 건 마법사가 소원이 이루어 줄 가능성이다. 확률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는 않고, 평생 안 이루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런데 소원을 내는 대가로 자신의 소원이 무엇인지 잊어버린 채 살아가게 된다. 자기의 가장 큰 소망을 잊어버리고 일부분이 없어진 채 그냥 살다가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누가 이 거래에 응할까? 놀랍게도 의 무대는 그런 거래를 국민 전체가 받아들인, 로사스라는 국가이다. 놀랍게도 그 나라 사람들 모두가 이처럼 어딘가 이상한 이 거래에 합의했고, 이는 국가의 큰 장점으로 소개되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 거래는 이 영화가 보여 주는 난맥상의 핵심이다. 의 주인공인 아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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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 변화의 방향영화 2022. 11. 23. 00:21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을 봤다. 이 영화는 병수(권해효)가 탑 모양의 건물을 올라가는 구조로 구성된다. 1층에서 병수는 자신의 딸과 함께 건물주(이혜영)과 대화하고, 2층에서는 식당에서 건물주와 식당 주인인 선희(송선미)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3층에서는 탑에 거주하면서 선희와 동거하며, 마지막 옥상에 거주하면서 지영(조윤희)을 맞는다. 이 과정에서 병수는 다양한 방면에서 변화하고, 이는 일관된 흐름을 보인다. 이에 대해 내 나름의 해석을 보이고자 한다. 영화의 의미 병수는 인정받는 영화 감독이다. 그리고 이러한 유명세는 건물주와 병수가 연결되어, 병수가 자신의 딸을 인테리어 업자인 건물주에게 소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2층에서도 영화는 병수가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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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새빨간 비밀> - 위화감영화 2022. 4. 19. 00:30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메이는 13살의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아시아인 답게 모범생이며 가족을 위해 사원에서 노동도 하던 그는, 어느날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래서팬더로 변하는 신세가 된다. 봉인할 수 있는 날은 붉은 달이 뜨는 단 하루라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의식이 진행되던 중 메이는 자신의 일부인 래서팬더의 봉인을 거부한 후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보러 가고, 분노한 메이의 어머니인 밍은 콘서트가 열리는 스카이돔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 끝에 밍의 래서팬더를 봉인하기 직전, 환상 세계에서 메이가 본 것은 래서팬더로 변해서 어머니를 상처입혔다고 자책하는 청소년기 밍의 모습이었다. 메이는 밍의 손을 잡고 화해하여 래서팬더를 봉인시키는 장소로 간다. 메이는 래서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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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 관계의 저울영화 2022. 2. 28. 00:18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인 관계는 균형 잡힌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균형 잡힌 관계여야 그 관계도, 관계에 얽혀 있는 독립적인 인간들도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테레즈(루니 마라)의 관계는 여러모로 한쪽으로 꽤 기울어진 모습이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그 저울을 맞춰가는 테레즈의 성장담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계급적 긴장감이다. 이는 영화의 초반부, 캐롤과 테레즈의 첫 만남에서 드러난다. 테레즈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로서 줄을 서서 백화점에 들어가 일하는데, 캐롤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들어와서 장난감을 구매하려는 상류층 부인이다. 이러한 관계는 영화의 각 장면에서 드러난다. 캐롤의 집에 온 테레즈는 자연스럽게 잡일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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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룩 업> - 디스토피아의 입구영화 2022. 1. 13. 00:37
(* 이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권력이 없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제시해 왔다. 어떤 사람들은 조금 굽히더라도 체제 안에 들어가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타협하지 말고 선명성을 간직한 채로 체제 밖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에는 '정상인 사람들'이 '비정상인 상황'을 마주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아쉽게도 퇴로도 없다. 6개월 후에 혜성이 날아오면 지구는 멸망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구도는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등의 합리적인 과학자들과 대통령(메릴 스트립)의 대립 구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종류의 냉소적인 시선을 담은 영화는 풍자의 구도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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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 사다리 올라가기영화 2021. 4. 15. 23:56
* 이 글에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초코볼에 숨겨진 그것 앤드류(마일즈 텔러)는 아버지와 영화관에 왔다. 앤드류는 쵸코볼을 팝콘 위에 뿌리고 아버지는 팝콘과 쵸코볼이 잘 섞이도록 통을 흔든다. 그리고 앤드류는 사실 쵸코볼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한다. 미리 말하지 그랬냐는 아버지의 말에 앤드류는 말한다. 괜찮다고. 자기는 피해서 먹으면 된다고. 이 장면은 주인공이 얼마나 배려심이 넘치는 아이였는지, 그래서 영화 후반부에는 어떤 인물로 변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르게 볼 수도 있다. 과도한 일반화일 수 있지만 저런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감추고, 남을 우선시하는 사람의 성격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정말로 배려심이 넘쳐서 자신을 감추거나. 아니면 너무나 강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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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 냉소적인 질문에 대한 낭만적인 대답영화 2021. 2. 7. 19:10
* 이 글에는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우리는 왜 살까? 다양한 삶의 목적이 있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물질적인 성공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종교인 사람도 있고 예술인 사람도 있겠다. 주인공인 조 가드너는 음악이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학교에서 밴드를 담당하는 교사로 살면서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성공을 꿈꾼다. 마침내 그는 동경하던 재즈 뮤지션의 밴드에 들어갈 일생일대의 기회를 얻고, 바로 맨홀에 떨어져 죽을 위기에 빠진다. 사후 세계에서 도망친 조는 ‘유 세미나’라는 곳에 도착한다. 그곳은 태어나기 전의 영혼들이 교육을 받는 곳이다. 영혼들은 각각의 성격으로 배지의 칸을 채우고, 마지막으로 ‘스파크’를 받아서 마지막 칸을 채우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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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연어영화 2020. 1. 17. 19:36
* 이 글에는 를 비롯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된 테마는 공포로 사람들을 지배하는 제국과, 자유를 위해 제국에 저항하는 저항군의 대결이다. 그러나 강력한 제국은 저항군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 어떻게 대항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스타워즈 시리즈는 지금까지 전형적인 영웅 설화의 방식으로 답을 내렸다. 드러나는 영웅의 비범한 혈통, 자신의 운명 및 악의 유혹과 맞서 싸우는 영웅,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통한 문제 해결이 바로 그런 것이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유혹을 이겨 냈고 프리퀄 시리즈에서는 유혹에 졌다는 차이만 있을 뿐, 이러한 영웅 설화적 구조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였다. 그런데 시퀄 삼부작 중 두 번째 영화였던 는 ..